하아~~ 내가 호구다!!!저는 방필 경험만 열댓차례되고 그중

본문

하아~~ 내가 호구다!!!


저는 방필 경험만 열댓차례되고 그중 1년은 살기까지 했습니다.

필리핀에서 정말 좋은 추억도 많았고 순수한 사람들이 좋아서 아직까지 필리핀하면 극호입니다.

지금도 일년에 한두번은 고향 찾아가듯 가고있지요.

방필할때마다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다 아는것 같지만 늘 새로운 일이 있다는게 너무 재밌더라구요.

방필해서 만난 인연중에 괜찮다 싶으면 카톡이든 페이스북 메신져든 꼭 따오는 편입니다.

그 중에 진짜 오래간 인연도 있지만 대부분은 짧게 끝나거나 돈요구해서 거절하면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.

한달전 방필에서 만난 아이랑도 카톡으로 쭉 연락했습니다.

근데 이 아이는 뭔가 좀 특별했습니다. 아침마다 굿모닝 안부묻고 아이미슈를 레파토리처럼 날려주고...

답장도 빠르게 오는편이고 틈나는대로 자기 일상 얘기하며 주절주절 거리고...

밤 늦게까지 카톡하다 잠들기도 하고...제가 쉬는날엔 영통으로 한시간씩 수다떨기도 하고...

첨엔 별 감정이 없었는데 점점 정이 들고 꽁냥꽁냥 연애감정인듯 아닌 묘한 감정도 느끼고...

딱 그때쯤 그 아이가 피부에 문제가 생겼다며 병원에 한 3일 가야하고 약값이 많이 드는데 돈이 없다고 하네요ㅋㅋ

10k만 도와주면 다음달에 갚겠답니다.

어쩜 얘네들은 이리 발전이 없을까?? 맨날 똑같은 래파토리로 돈달라고 해ㅋㅋㅋㅋㅋㅋㅋㅋ

그래도 이 아이는 빌드업과정에서 성의를 많이 보였네요.

저는 당연히 단칼에 거절했습니다. 호구 되기 싫으니까요...

제 경험상 돈요구 거절하면 100% 관계 정리 됐습니다.

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 했는데 역시 이 아인 특별했습니다.

다음날 아무일 없었다는듯 굿모닝하고 아이미슈를 외치네요ㅋㅋㅋㅋㅋ

저 역시 굳이 밀어내고 싶진 않아서 평소처럼 안부묻고 농담도 하고 그랬습니다.

그러다 며칠이 지났을까??

이번엔 집 렌트비를 내야는데 돈이 없다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
지난번 병원비는 친구들한테 빌려서 냈는데 이번엔 렌트비 압박이 들어와서 이사가게 생겼대요ㅋㅋㅋ

자기가 다음달에 진짜 갚는다며 10k만 빌려달랍니다.

저는 이번에도 단칼에 거절했습니다. 호구되기 싫으니까요.

이젠 관계정리되나 싶었는데...다음날 늘 그랬듯 굿모닝 아이미슈가 날라옵니다.

또 아무일 없었던 듯...서로 일상 묻고 영통하고 뭔가 어색해야 할 상황인데 전혀 그런게 없었습니다.

그러다 엊그제 선거일날...쉬는날이라 영통을 오랫동안 했네요. 거의 3시간을 한 것 같아요.

저녁시간이 다 돼서 저는 치킨배달 시켰고 너는 뭐 먹을꺼냐고 물었더니...

집렌트비 모으느냐고 밥을 못먹는다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
그러더니 냉장고에서 모닝빵 하나 꺼내와서 그거 깨작깨작 먹으며...

밥이 너무먹고싶다고 3k만 보내달라는데 거기서 제 이성이 마비 된 것 같아요.

저녁으로 디너빵도 아니고 모닝빵 한조각을 먹는데 얼마나 가슴아픈 장면입니까?

지금 생각해보면 완전 개소린데...그땐 왜 밥이 너무먹고 싶다는 말에 꽂혔는지...

사실 3k면 한국에서 밥 한끼 그냥 사주면 나오는 돈인데...이상한 동정심이 급발동 한 듯 합니다.

당장 돈보내줄테니 밥 사먹으라고 했습니다.

필리핀에 송금해본적이 없어서 이리저리 검색해봤더니 센트비라는게 가장 좋아보이더라구요.

일정금액이하는 수수료가 동일하더라구요.

3k를 보내든 5k를 보내든....

어차피 수수료 똑같은거 인심 더 써서 5k보내주고 여유있게 쓰게 해주고 싶더라구요ㅋㅋㅋㅋㅋ

그 당시 완전 이성이 마비됐던게 분명합니다.

5k를 보내고 그 아이에서 2k 더 보냈으니 먹고싶은거 꼭 사먹으라고 했습니다.

그 아이는 정말 고맙다며 큰 도움이 됐고 알라뷰 알라뷰를 주구장창 외쳐됩니다.

그때까지만해도 한국에서 술 한번 먹으면 끝나는 돈 10만원으로 누군가에게 큰 도움을 준 것  같아 뿌듯했습니다.

그리고나서 다음날...

아침마다 오던 굿모닝 아이미쓔가 안오더라구요.

뭔일이 있나보다했는데 낮에도 연락없고 밤에도 없더라구요.

뭔가 이상해서 그 아이에서 카톡을 보내려고 했더니...상대방 카카오톡 이용이 일시적으로 제한되어 대화를 할 수가 없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

그때까지 만해도 상황파악이 안돼서 그 아이가 뭘 잘못해서 카카오톡 이용이 제한됐는지 걱정했는데...알아보니깐 새계정파면 구계정은 제한된다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
아놔~~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 들더라구요. 새 호구 찾아 떠났다는걸 깨달은 순간...

내 돈 10만원은 전혀 안 아까운데...꼴랑 그 돈때문에 그 많은 시간과 감정소비했다는게 정말 씁쓸하더군요.

50k도 아니고 5k에 그 아이가 보인 집념과 목적달성시 깔끔하게 정리하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.

정녕 그 아이는 돈 몇푼때문에 아무 감정도없이 한달동안 연락주고 받고 했던것인가??

돈을 줘서 호구가 아니라 마음을 조금이라도 줬고 그래서 지금 속상하기때문에 호구로 느껴집니다.

정말 어메이징 필리핀이네요. 이럴줄은 진짜 상상도 못했습니다.

당장 그 아이 얼굴까서 화풀이하고 싶은데...아직도 정이 남았나봅니다.

묻고 따지지도 말고 돈요구하면 손절하시는게 답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.

제 다음번 호구가 없길바랍니다.

아우~~~ 쌍년...

댓글목록

홀리데이님의 댓글

홀리데이 작성일

재미나게 읽었습니다
5월에 방필계획인대
마음가짐을 단단하게 해주시내요^^

해일의꿈님의 댓글

해일의꿈 작성일

겨우 5k 주자마자 연락을 끊다니 간이 콩딱지만한 바바에네요 ㅎㅎ

루비린님의 댓글

루비린 작성일

씁쓸하네요 ㅋ

태조왕껌님의 댓글

태조왕껌 작성일

그냥 줄 거 아니면 돈거래는 안하는게 진리죠

clarkkids님의 댓글

clarkkids 작성일

안타까운 내용이군요. 힘 내세요.

진라면님의 댓글

진라면 작성일

정말 짜증 나는게 이런 냔들 때문에 돈이 아까운거보다 시간 날려 먹는게 제일 짜증 나죠.
저번 방필때 이런 냔 하나 걸렸는데 첫날 만나서 가족들꺼까지 맛나게 먹어라고 패밀리사이즈 투고 음식 2k 사주고 1k주고 탯시타고 호텔에 오랬는데 밤에 할머니 아프다고 병원비 시전하길래 혹시 사람 하나 살린다 치고 병원 수납처에서 계산해준다니 뭔 이렁 저런 핑계로 집 근처에서 보자더군요.
에라이하고 대충 답변 안 했는데 하루 쟁일 2k빌려달라고 징징 대어서 하루 일정 날린적 있었습니다. 저야 돈 안빌려 줬지만 참 열심히들 살더군요.

닥터서님의 댓글

닥터서 작성일

참말로 대단하죠..이 years들..
여기 호구 한 명 더 있습니다.
호의를 둘리로 만들어 버리는 마법사들...

마닐라부자님의 댓글

마닐라부자 작성일

ㅋㅋㅋㅋ

천금미소님의 댓글

천금미소 작성일

얘내들은 돈 못받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빌려줘야..

esse111님의 댓글

esse111 작성일

아이고.;;; 먼가.. 그러네요...

Duha11님의 댓글

Duha11 작성일

슬프네요

kyo3님의 댓글

kyo3 작성일

그 냔도 참 대단하네요~ 뭔가 씁쓸하기도 하고.... 힘내세요~~

육보시스님님의 댓글

육보시스님 작성일

와 5K 감아 먹을려고 그동안 빌드업 하는 과정이 ㅎㄷㄷ 하네요 뭘 하더라도 할 수 있는 난 년이네요 ㅠ

장난중님의 댓글

장난중 작성일

아 슬프다

원주민9님의 댓글

원주민9 작성일

반전이 있을 줄 알았는디 ㅠㅠ

숟가락살인마님의 댓글

숟가락살인마 작성일

가슴 쓰린 사연이네요 에혀

^_________^님의 댓글

^________… 작성일

에공...ㅠㅠ 이건 얼굴과 이름 공개하시는게 나을거 같네요...

otuki33님의 댓글

otuki33 작성일

씁쓸한 사연이내요....모두들 힘내세요~~~

이기적인꼬츄님의 댓글

이기적인꼬츄 작성일

전 그랩푸드를 사줄지언정 돈은 절대 안보내줍니다 애초에 밥이먹고싶다고 3k ? ㅋㅋㅋㅋ

Oppo님의 댓글

Oppo 작성일

돈 액수랑 상관없이 기분이 너무 안좋을것같네요..

방수곰절대아님님의 댓글

방수곰절대아님 작성일

빌드업이 참 씁쓸하네요. 남일 같지 않네요. 따흑

백돌이골퍼님의 댓글

백돌이골퍼 작성일

참,, 씁슬하네요

huhuhuha님의 댓글

huhuhuha 작성일

씁쓸하네요

파랑케님의 댓글

파랑케 작성일

힘내십쇼 ㅠ

그총각님의 댓글

그총각 작성일

하나밖에 몰라요

제이든89님의 댓글

제이든89 작성일

와....돈보다 정말 그간 쏟은 시간과 노력이 ㅠㅠㅠㅠ